김종국, 남자를, 그리고 자신을 노래하다.
그의 진솔하고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를 이제 막 시작한다.
‘노래를 잘한다’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은 듣는 이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고, 따라서 가창력에 대한 평가 역시 그 기준이 제각각 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대중에게 호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단순히 노래를 잘한다는 걸 넘어 확실한 색깔이 아닐까? 우직한 외모와는 상반되는 가느다랗고 달콤한 음색을 바탕으로 댄스와 팝 발라드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보컬리스트 김종국은 그 동안 다른 이들과 차별화되는 매력의 보컬로 많은 팬들의 가슴을 울려왔다. 그리고 그런 그가 6집 이후, 리메이크 앨범을 지나 약 2년 만에 일곱 번째 정규 앨범 [Journey Home]을 발표한다.
이번 앨범에서도 김종국은 여전히 김종국이다. 특유의 차분하고 애잔한 감수성을 자아내는 보컬이 지배적인 가운데, 적소에 배치된 댄스 트랙에서는 터보 시절의 리듬감을 소환해내며 베테랑으로서 역량을 드러낸다. 국내 최정상의 프로듀서 최민혁을 비롯한 귓방망이(a.k.a 에이티), 라도, 김승재(뮤즈그레인), 박건우, Jerry.L, 베테랑 작곡가 박근태, 작사가 조은희, 강은경, 윤사라 등이 포진한 프로덕션 라인업은 전작과 전혀 다르지만, 전반적인 음악적 색깔은 김종국과 그의 보컬 스타일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것만으로도 [Journey Home]은 감상의 동기를 부여하고 앨범의 수준을 보장한다. 이번 앨범은 더 나아가 김종국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순간을 담고 있다. 김종국은 이번 정규 7집 앨범의 프로듀서로 직접 나서면서 전작의 많은 히트 작곡가들과의 작업보다는 신예 작곡가 귓방망이(a.k.a 에이티)를 전면에 내세운 점과 더불어 다수의 곡에 작사가로 참여해 주목받고 있다.
김종국은 선공개곡인 “너에게 하고 싶은 말”과 타이틀곡 “남자가 다 그렇지 뭐”를 포함하여 앨범 절반(5곡)의 노랫말을 직접 썼다. ‘보컬리스트’에서 ‘자신의 이야길 담는 보컬리스트’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진솔한 감정을 가감
없이 담아내고 있는데, 특징이라면 이별 앞에서 초연하거나 헤어지자는 연인을 쿨하게 보내주던 기존 많은 사랑 노래 속 비현실적인 화자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로 분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노래 속 이야기는 그의 이야기일수도, 혹은 우리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여기서 듣는 이와 형성되는 공감대의 힘이 상당하다.
특히, 타이틀곡인 “남자가 다 그렇지 뭐”는 이번 앨범에서 노랫말의 힘이 가장 돋보이는 트랙이다. 우린 대부분 가슴 설렘 속에서 사랑을 시작하고 한동안은 서로가 없으면 안 될 것처럼 아껴주지만, 이내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점점 첫 만남의 설렘은 식어간다. 이 곡은 바로 이 과정을 남자의 시점에서 굉장히 솔직하게 노래한다. '손 놓으면 잃을까 힘껏 쥐었고/헤어짐에 아쉬워 몇 번이고 돌아봤는데/이젠 너보다 앞서서 길을 걷고/말할 때 더는 네 눈을 보질 않고/널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닌데’ 같은 라인은 그 중에서도 디테일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 일부러 약간의 촌스러움을 유도한 듯한 스트링 편곡과 애잔함을 불러일으키는 김종국의 보컬이 곡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킨다.
타이틀곡과 더불어 앨범을 대표하는 선공개 두 곡 "너에게 하고 싶은 말"과 "남자도 슬프다" 역시 남녀 관계에 따른 여러 감정과 상황을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런닝맨]에서도 함께 활약하고 있는 개리와 하하가 힘을 보탠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래된 연인이 헤어짐 앞에서 지난 기억을 추억하면서도 정작 입이 떨어지지 않아 한숨만 쉬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을 그린 곡. 90년대 중반 가요계에서 유행했던 레게 리듬과 힙합 비트를 결합하여 향수를 자아내는 프로덕션, 그리고 하하의 맛깔스러운 보컬과 개리의 준수한 랩핑이 멜로디를 주도하는 김종국의 보컬을 받치며 좋은 시너지를 낸 트랙이다. 그런가 하면, 랩 듀오 마이티 마우스가 참여한 "남자도 슬프다"는 이별 앞에서 강한 척하고 싶지만, 실제론 약해지고 울고 싶어지는 남자의 솔직한 심정을 담은 곡. 최근 트렌드인 일렉트로-팝 댄스를 표방하는 가운데, 대중적인 멜로디 라인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점이 돋보이는 트랙이다. 특히, 두 번째 후렴구가 끝나고 브릿지에서 애절한 심경을 절제된 보컬로 표현하는 김종국의 보컬은 이 곡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이들 대표곡 외에도 앨범엔 귀 기울여 들어봐야 할 곡이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5집에 이어 다시 한 번 옛 터보시절의 콤비 마이키와 결합한 “Nostalgia”와 앨범 내에서 가장 서정성이 극대화된 “끝이 아닌 이야기”는 필청 트랙. 빈티지한 드럼과 유려한 피아노 선율이 만나 오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오토튠이 입혀진 마이키의 싱송 랩핑과 고음역대의 미성을 과시하는 김종국의 보컬이 만난 “Nostalgia”는 표면적으론 헤어진 연인과 행복했던 과거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듯하면서도 가요계를 수놓던 터보 시절에 대한 회상을 담은 것도 같은, 중의적인 내용이 인상적인 곡이다. 또한,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끝이 아닌 이야기”는 (아마도 떠나간)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사무치게 표현한 김종국의 가사와 절제된 보컬, 그리고 기타와 피아노 연주의 단아하고 차분한 합이 연출하는 멜로디가 참으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아름다운 트랙이다.
‘집으로 가는 여행’, 좀 더 깊은 의미로 ‘진짜 내 것으로 돌아간다.’라는 타이틀 ‘Journey Home’은 이번 앨범과 보컬리스트 김종국의 현재를 고스란히 대변해 준다. 한동안 예능에서 활약하던 김종국은 다시 멜로디의 세계(음악 = 집)로 돌아왔고, 다수의 곡을 직접 작사함으로써 진짜 자신의 모습을 노래 속에 담아냈으니 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앨범은 그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신만의 색깔이 확실한 보컬, 탄탄한 프로덕션을 등에 업고 앞으로 노래를 통해 펼쳐 나갈 그의 진솔하고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된다.
김종국, 남자를, 그리고 자신을 노래하다.
그의 진솔하고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를 이제 막 시작한다.
‘노래를 잘한다’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은 듣는 이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고, 따라서 가창력에 대한 평가 역시 그 기준이 제각각 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대중에게 호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단순히 노래를 잘한다는 걸 넘어 확실한 색깔이 아닐까? 우직한 외모와는 상반되는 가느다랗고 달콤한 음색을 바탕으로 댄스와 팝 발라드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보컬리스트 김종국은 그 동안 다른 이들과 차별화되는 매력의 보컬로 많은 팬들의 가슴을 울려왔다. 그리고 그런 그가 6집 이후, 리메이크 앨범을 지나 약 2년 만에 일곱 번째 정규 앨범 [Journey Home]을 발표한다.
이번 앨범에서도 김종국은 여전히 김종국이다. 특유의 차분하고 애잔한 감수성을 자아내는 보컬이 지배적인 가운데, 적소에 배치된 댄스 트랙에서는 터보 시절의 리듬감을 소환해내며 베테랑으로서 역량을 드러낸다. 국내 최정상의 프로듀서 최민혁을 비롯한 귓방망이(a.k.a 에이티), 라도, 김승재(뮤즈그레인), 박건우, Jerry.L, 베테랑 작곡가 박근태, 작사가 조은희, 강은경, 윤사라 등이 포진한 프로덕션 라인업은 전작과 전혀 다르지만, 전반적인 음악적 색깔은 김종국과 그의 보컬 스타일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것만으로도 [Journey Home]은 감상의 동기를 부여하고 앨범의 수준을 보장한다. 이번 앨범은 더 나아가 김종국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순간을 담고 있다. 김종국은 이번 정규 7집 앨범의 프로듀서로 직접 나서면서 전작의 많은 히트 작곡가들과의 작업보다는 신예 작곡가 귓방망이(a.k.a 에이티)를 전면에 내세운 점과 더불어 다수의 곡에 작사가로 참여해 주목받고 있다.
김종국은 선공개곡인 “너에게 하고 싶은 말”과 타이틀곡 “남자가 다 그렇지 뭐”를 포함하여 앨범 절반(5곡)의 노랫말을 직접 썼다. ‘보컬리스트’에서 ‘자신의 이야길 담는 보컬리스트’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진솔한 감정을 가감
없이 담아내고 있는데, 특징이라면 이별 앞에서 초연하거나 헤어지자는 연인을 쿨하게 보내주던 기존 많은 사랑 노래 속 비현실적인 화자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로 분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노래 속 이야기는 그의 이야기일수도, 혹은 우리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여기서 듣는 이와 형성되는 공감대의 힘이 상당하다.
특히, 타이틀곡인 “남자가 다 그렇지 뭐”는 이번 앨범에서 노랫말의 힘이 가장 돋보이는 트랙이다. 우린 대부분 가슴 설렘 속에서 사랑을 시작하고 한동안은 서로가 없으면 안 될 것처럼 아껴주지만, 이내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점점 첫 만남의 설렘은 식어간다. 이 곡은 바로 이 과정을 남자의 시점에서 굉장히 솔직하게 노래한다. '손 놓으면 잃을까 힘껏 쥐었고/헤어짐에 아쉬워 몇 번이고 돌아봤는데/이젠 너보다 앞서서 길을 걷고/말할 때 더는 네 눈을 보질 않고/널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닌데’ 같은 라인은 그 중에서도 디테일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 일부러 약간의 촌스러움을 유도한 듯한 스트링 편곡과 애잔함을 불러일으키는 김종국의 보컬이 곡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킨다.
타이틀곡과 더불어 앨범을 대표하는 선공개 두 곡 "너에게 하고 싶은 말"과 "남자도 슬프다" 역시 남녀 관계에 따른 여러 감정과 상황을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런닝맨]에서도 함께 활약하고 있는 개리와 하하가 힘을 보탠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래된 연인이 헤어짐 앞에서 지난 기억을 추억하면서도 정작 입이 떨어지지 않아 한숨만 쉬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을 그린 곡. 90년대 중반 가요계에서 유행했던 레게 리듬과 힙합 비트를 결합하여 향수를 자아내는 프로덕션, 그리고 하하의 맛깔스러운 보컬과 개리의 준수한 랩핑이 멜로디를 주도하는 김종국의 보컬을 받치며 좋은 시너지를 낸 트랙이다. 그런가 하면, 랩 듀오 마이티 마우스가 참여한 "남자도 슬프다"는 이별 앞에서 강한 척하고 싶지만, 실제론 약해지고 울고 싶어지는 남자의 솔직한 심정을 담은 곡. 최근 트렌드인 일렉트로-팝 댄스를 표방하는 가운데, 대중적인 멜로디 라인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점이 돋보이는 트랙이다. 특히, 두 번째 후렴구가 끝나고 브릿지에서 애절한 심경을 절제된 보컬로 표현하는 김종국의 보컬은 이 곡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이들 대표곡 외에도 앨범엔 귀 기울여 들어봐야 할 곡이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5집에 이어 다시 한 번 옛 터보시절의 콤비 마이키와 결합한 “Nostalgia”와 앨범 내에서 가장 서정성이 극대화된 “끝이 아닌 이야기”는 필청 트랙. 빈티지한 드럼과 유려한 피아노 선율이 만나 오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오토튠이 입혀진 마이키의 싱송 랩핑과 고음역대의 미성을 과시하는 김종국의 보컬이 만난 “Nostalgia”는 표면적으론 헤어진 연인과 행복했던 과거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듯하면서도 가요계를 수놓던 터보 시절에 대한 회상을 담은 것도 같은, 중의적인 내용이 인상적인 곡이다. 또한,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끝이 아닌 이야기”는 (아마도 떠나간)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사무치게 표현한 김종국의 가사와 절제된 보컬, 그리고 기타와 피아노 연주의 단아하고 차분한 합이 연출하는 멜로디가 참으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아름다운 트랙이다.
‘집으로 가는 여행’, 좀 더 깊은 의미로 ‘진짜 내 것으로 돌아간다.’라는 타이틀 ‘Journey Home’은 이번 앨범과 보컬리스트 김종국의 현재를 고스란히 대변해 준다. 한동안 예능에서 활약하던 김종국은 다시 멜로디의 세계(음악 = 집)로 돌아왔고, 다수의 곡을 직접 작사함으로써 진짜 자신의 모습을 노래 속에 담아냈으니 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앨범은 그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신만의 색깔이 확실한 보컬, 탄탄한 프로덕션을 등에 업고 앞으로 노래를 통해 펼쳐 나갈 그의 진솔하고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된다.